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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해역 명칭 분쟁 - 페르시아만? 아라비아만? 걸프만?

 

명칭과 이슈

해역 명칭 분쟁은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이슈입니다. 동아시아 지역의 '독도-다케시마' 및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 등이 현재진행 중이며 과거 영국과 프랑스 간 '영국해협 - 라망쉬해협' 명칭 논란 등이 있습니다.

 

서아시아 지역 역시 비슷한 명칭 분쟁 지역이 존재합니다. 바로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아라비아만(Arabian Gulf)' 혹은 단순히 '걸프' 등으로 불리는 이곳입니다.

 

중동 각국의 명칭

중동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거론되는 이곳은
총 8개 국가가 인접한 지역입니다.
이란, 이라크, 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오만)
이 해역은 위 국가들의 경제와 안보가 강하게 결부된 지정학적 요충지이며, 갖가지 분쟁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이란-이라크 전쟁 / 걸프전 / 이라크전쟁 / 2019-20 미국-이란 갈등]

 

이란과 페르시아만

이란은 오직 '페르시아만'이라는 표기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란 측은 고지도나 역사적 관습 표기 등을 근거로 '페르시아만' 명칭을 고수합니다.
이란령 2월 10일 (서력 4월 29일-30일)을 '페르시아만의 날'이라는 이름의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페르시아'는 이란의 과거 대외명칭으로서, 이란 정부에게 이 분쟁은 국가적 자존심과 안보가 걸린 중요한 안건입니다.

 

범아랍주의

반면 아랍 세계에서는 1950년대 '범아랍주의'(Pan-Arabism)'가 주요 정치 현안으로 떠오른 이래 '아라비아만' 명칭이 보편화 돼 있습니다.
대체로 중동 내 비아랍 국가들과의 경쟁에 따른 민족주의적 각성을 계기로 아랍 사회에서 해당 명칭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의 비아랍국가: 이란  이스라엘  터키]

 

표준명칭

유엔과 국제수로기구(IHO)에서는 역사적 자료에 근거하여 '페르시아만(Persian Gulf)'을 표준 명칭으로 규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명칭에 따른 혼동과 외교갈등을 피하고자 '아라비아만(Arabian Gulf)' 혹은 '걸프''(The Gulf)라는 표현도 병행 중입니다. 한편 터키에서는 과거 오스만제국 시기 점유했던 이라크의 도시명에서 딴 '바스라 만'(Basra Körfezi)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이란의 항의

이란과 아랍권은 국제사회에서 이 해역에 대한 명칭 논란에 대해 팽팽한 대립을 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공식외교문서와 학술지에서 타국이 혹은 '아라비아만' 혹은 '걸프만'으로 표기할 시 강하게 항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우방국과 주요 교역국들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아랍세계 역시 각종 국제행사에서 해당 명칭에 관련하여 보이콧을 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렇듯 걸프만 명칭 이슈는 민족 감정까지 가세된 중요한 분쟁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과 아랍권 내 모든 활동에서는 더욱이 인지하여야 할 사항입니다. 현지 비즈니스 활동시 원산지표기 등 문서상의 문제로 각국 세관에서 마찰이 있는 경우가 잦으며, 일반생활이나 마케팅 과정에서는 격한 민족 감정에 따른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 자원의 보고', '초 연결점 비즈니스 허브', '차세대 신흥시장'이란 수식어와 동시에 해역 명칭 분쟁을 비롯한 해묵은 갈등이 양립하는 이곳. 이 지역을 관통하는 정치와 종교 등 주요 사항 외에도 이런 작은 사항들에 유연한 대처와 주의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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